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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Note.
망한 깜폿 여행 본문
개망한 깜폿 여행... 이라 제목을 짓고 이번 여행 동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커피숍에 가깝고 강변에 가까운 숙소.게다가 강변뷰인데 왜이리 싼가 했더니(2박에 34달러)
전기포트도 없고, 컵도 없고, 샴푸도 없고, 드라이기도없고,
베개가.. 너무..ㅠㅠ (베개를 가지고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었..)
게스트하우스는 원래 없는거구나. 이제 알았다.
마흔을 넘고 보니, 이제 너무 싼 숙소는 잡아서는 안되겠다 생각했다.
특히나 저녁에는 보통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내 여행 스타일상,
호텔의 퀄리티, 구체적으로 말하면, 침구류와 전기포트(아침엔무조건맥심커피마셔야함)가 중요하다.
이제는 잘 생각해서 숙소를 잡아야겠다.
유쾌하지 않은 기분에, 이틀을 예약했지만, 하루만에 프놈펜으로 돌아갈까도 잠시 고민했다.
집에 편안하고 상쾌한 잠자리를 두고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나..현타가 왔다.
그리고 새벽녘에는 비가 어찌나 오던지 도로에서 파도가 치고 있었다.;
새벽에는 번개와 천둥소리;;; 어마무시했다.
아침에 걸어나갈 수 있을까 걱정되었는데, 해뜰무렵이 되자 다행히 도로에 물이 조금씩 빠졌다.
(캄폿 강변에서 런닝할까하여 운동할 옷도 챙겨왔는데;;)
그런데,
아침에 비오는 강변을 걷는데 기분이 좀 나아졌다.
비오는 날 걷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캄보디아에서는 전혀 그럴수가 없었다.
맑은날도 걸을 수 없을 뿐더러;
비오는 날은 더더욱.
그런데, 캄폿에 강변이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우산을 쓰고 여유있게 걸어본지가 얼마만인가...
평소에 하지 못하는 것이 여행이다.
그렇다. 캄보디아에서는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한적하게 걷는것을 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흔한 그것을.
이곳에 있는 3년동안 못해본 것이다.
이곳 캄폿에서 정말 오랜만에, 그렇게 비오는 거리를 우산을 쓰고 걸어보았다.
이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한 여행이 되는것이었다.
게다가 보이는 풍경이 또 제법 괜찮았다.
왠지 모르게 풍경들을 보니수묵담채화가 떠올랐다.
프놈펜에서와 달리,
강건너 산이 보이는데, 구름이 근사하게 끼이고,
강이 흐르고,
열대나무 스럽지 않게 올곧은 나무들이 보였다.
사람도 없고,
점점 밝아오는 풍경이
고즈넉하고
은은하게 아름다운 느낌이들었다.
그리고 브라운 커피를 왔는데,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1920년대 건물을 현대식으로 잘 리모델링하여 멋진 건축예술로 만들었다.
한국의 한옥카페같은 느낌이랄까.
캄폿에서 꼭 와봐야하는 곳 1순위가 브라운커피가 아닐까하는 정도로 멋진 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공간 안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냥 현대식 건물이면 별로 감흥이 크지 않았을것 같다.
캄폿만의, 역사적 건물을 그대로 잘 살려 만들었기에
이곳에서만 있는 독특한 건물이 되어 랜드마크로 잘 만든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시엠립 다음으로 왠지 관광지로 밀고 있는 곳이 캄폿인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강변 정비도 잘해두었고,
싱가포르의 멀라이언처럼, 해마로 큰 분수상도 설치해두었다.
게다가,
비오는 풍경이 좋다.
쏟아지는 스콜성 비가 아닌, 일반 비가 내리는 풍경은
한국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분위기. 참 좋다.
캄폿. 좋은데?
다행히 망한 여행은 아닌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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