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 3장. 문서: 종이호랑이의 위협
▤ 3장 간단 요약 ▤
대규모 사회를 질서정연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두 종류의 정보가 필요하다. 한 가지는 신화 같은 이야기이며, 또다른 한 가지는 관료제다. 관료제는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었는데, 그 권력을 이해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밑줄친 문장들 ▤
목록이 가진 큰 문제점이자 이야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목록은 이야기보다 훨씬 지루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는 쉽게 기억해도 목록은 기억하기 어려워한다. 이것은 인간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사실이다. 우리 뇌는 아무리 많은 양의 정보도 이야기 형태로 만들면 쉽게 흡수하고 기억하고 처리하도록 진화했다.
(우리나라 역사 교육의 가장 큰 맹점이 아닐까. 달달달 외운 연표와 사건들은 한국사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모두 뇌 속에서 떠나가는 느낌이다; 나의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인간 뇌의 정보 처리 방식이 그런것이다. ㅋㅋㅋ 역사적 사건들을 가르칠 때는 반드시 '이야기' 형태로 만들어야겠다.)
하지만.. 문서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냈다. ..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서는 상호주관적 현실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바꾸었다. 구전 문화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머리로 기억하여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를 통해 상호주관적 현실이 생겨났다. 결과적으로 뇌 용량이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상호주관적 현실의 종류를 제한했다. 인간은 뇌가 기억할 수 없는 상호주관적 현실은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문서를 작성함으로써 이런 한계를 넘을 수 있었다. 문서는 객관적인 경험적 현실을 나타내지 않았고, 오히려 문서 자체가 현실이었다.... 상호주관적 현실을 만들어내는 컴퓨터의 힘은 따지고 보면 점토판과 종이가 가진 힘의 연장이다.
모든 새로운 정보 기술에는 예상하지 못한 병목(시스템의 성능이나 속도를 저해하는 요인)이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정보 기술은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지만 새로운 문제도 일으킨다.
(이 문장이 이 책에서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은 기억에 대한 연구에서 얼마간 진전을 이루었지만, 아직까지 기억이 무엇인지, 기억이 정확히 어떻게 저장되고 검색되는지 잘 모른다.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뇌의 검색 과정이 간소화되었다는 것 정도만 밝혀졌을 뿐이다.
(음.. 하나님께서 얼마나 인간을 신비롭게 지으셨는지, 요즘같은 최첨단 기술로도 밝혀낼 수 없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그것을 세상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관료제는 관료제만의 특징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왜곡했다. 사람들에게 잘못된 꼬리표를 붙여 차별하는 편향된 알고리즘이나, 인간의 필요와 감정을 무시하는 경직된 프로토콜 등 21세기 정보 네트워크가 안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은 컴퓨터 시대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다. 이런 문제들은 컴퓨터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던 때부터 존재해온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문제들이다.
(사람들에게 꼬리표를 붙여 차별하는 편향된 알고리즘?
우리 뇌는 원래 그런식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하지 않았었는데, 관료제 사회가 되면서 분류하고 꼬리표를 다는 것으로 훈련되어져왔던것은 아닐까. 과거 채집인들은 식별 가능한 유기적 질서에 따라 정리된 것을 잘 식별한다고 했다. 그래서 과일을 따기 위해서는 햇볕이 잘 드는 쪽에 있는 나무를 찾고, 버섯은 죽은 유기물을 먹으므로 지표면 아래쪽을 살피는 것처럼 말이다. 자연적 질서가 아닌 인간적인 질서대로 분류하고 나누는 인식방법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원리가 아닌지도 모른다. )
모든 강력한 정보 네트워크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를 어떻게 설계하고 사용하는가다. 단순히 네트워크의 정보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네트워크가 이롭게 쓰이는 것은 아니며, 진실과 질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일이 더 쉬워지는 것도 아니다.
▤ 알게 된 것 ▤
1. 텔 아비브 Tel Aviv: '오래된 새 땅'을 히브리어로 번역한 것.
텔아비브는 헝가리계 유대인 테오도어 헤르츨이 쓴 책의 제목이다.
헤르츨의 2권의 책 <유대인 국가>와 <오래된 새 땅>이 시온주의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텔 아비브 도시는, 이 책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
2. 관료제 bureaucracy : 책상에 의한 통치라는 뜻.
-18세기 프랑스에서 생겨남
-당시 전형적인 관료들은 서랍이 달린 책상인 뷔로bureau 옆에 앉아 업무를 보았음
-따라서 관료제 질서의 중심에는 서랍이 있음.
-관료제는 세상을 서랍으로 나누고 어떤 문서가 어느 서랍에 들어가는지 파악함으로써 검색 문제를 해결하려고 함.
-즉 '분리하여 통치하라'는 것.
▤ 생각한 것들 ▤
1.
유발하라리가 유대인이기에,
유대인 예시가 많이 나온다.
특히 지금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문제 역시 예시로 등장하는데,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나라를 다시 건국하자는 시오니즘 역시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대인 '비알릭'이 쓴 시와 이야기를 통해서라는 예가 나온다.
시와 이야기가 이렇게나 힘이 있다.
언젠가,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까만 점과 선으로 이어진 몇개의 단어들과 문장이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새삼 신기했던 적이 있다.
오늘 잠깐 류시화님의 '마음 챙김의 시'를 읽으며
시의 신비함을 다시 한번 느끼기도 했다.
미술 시간에는 아이들과 벚꽃나무를 만들고,
다 만든후에는 작품명을 지으라고 했다. 단 직접적인 '벚꽃나무'는 안되고, 다른 제목을 붙여보라고 했더니,다양한 제목이 나왔다. 블링블링, 벚꽃나무 사이에서, 아름다운 봄나무라거나,
(나는 '내가 기다린 봄'이라고 지었다. 3년을 기다린 봄이었다^^)
작품명도 한 줄의 시라면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힘이 있다.
올해는 학생동아리 켈리그라피 부를 맡았다.
첫시간에 아이들에게, 켈리그라피는 단순히 아름다운 글씨가 아니라,
단어 하나 혹은 짧은 한 문장을 통해 감동을 주는 예술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단어 하나로도 울림을 줄 수 있다.
2.
유대인의 시온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준 책처럼,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준 책은 무엇이 있을까?
순간 김구 선생님의 글 <나의 소원>이 생각났다.
6학년을 맡았을때, 학생들에게 전문을 따라 쓰기 숙제를 내어준적이 있다.^^
6학년때부터 고3때까지 1년에 한 번씩 필사하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ㅋㅋㅋ
3.
인간의 뇌의 한계를 '기록'하는 문서, 데이터 등 외부로 확장시킨것에 대하여,
중요하지 않은 것(항상 기억해도 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외부 문서로 보관하여 필요할때만 본다면,
우리의 뇌가 항상 기억해야할 '중요한' 정보는 무엇이며,
우리가 끝까지 외부 저장장치로 옮기지 않아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추억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외부로 저장해두고 있고,
그렇다면 기록들을 뽑아내어 융합하고 활용하는 '작동'할 수 있는 기능만 활성화해두고,
기억들은 모두 외부에 저장해도 되는 것일까.
과거와 달리 엄청난 저장 용량들이 늘어나고, 정보를 바로 검색해서 손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지금.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접할 수 있을 것인데,
우리가 가르처야할, 우리가 간직해야할 뇌의 작용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감동과 환희'
라는 생각이다.
삶에서 얼마나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가.
얼마나 삶의 환희를 느낄 수 있는가.
작은 풀 하나에서도,
하늘을 보면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면서
삶의 순간순간에 느끼는 환희와 감동을 우리는 더 연습하고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4.
새로운 기술은 문제해결을 가져오지만 또다른 문제도 함께 불러온다.
그래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때에는, 파생되는 여러가지 다양한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하며,
전문가의 역할이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정책을 위한 T/F팀을 꾸릴때에 그 일을 맡고 있는 현장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장전문가로서만 추진해서는 안될것이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는 내부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나 영향, 결과를 다양한 시각에서 고려해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5.
30페이지 가량을 읽는데, 몇 시간이 걸린거야^^;;
그래도 오늘은 읽으며 '내 생각'을 좀 많이 한 것이 좋았다.
좀 적극적인 독서를 한 것 같은 느낌.
▤ 읽고싶어진 책 ▤
1. 프란츠 카프카 <소송>
관료제가 인간의 삶에 종종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한 프란츠 카프카와 같은 이야기꾼들은 새로운 비행물학적 플롯을 개척했다. 카프카의 소설<소송>에서 은행원K는 알 수 없는 기관에서 나온 정체불명이 공무원들에게 죄목도 모른 채 체포된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도, 자신을 괴롭히는 기관의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지도 못한다. .. 일상적인 차원에서 이 이야기는 관료제의 악몽 같은 특성을 조명한다.
2.셰익스피어 <헨리6세>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 아닌가, 그놈들은 죄 없는 어린 양의 가죽으로 양피지를 만들고, 그 양피지에다 무엇인가 갈겨 써놓고는 사람을 골로 가게 한단 말이야! 사람들이 벌에는 독침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말하거니와 독이 있는 건 밀랍이란 말이지. 왜냐하면 한번 그 밀랍에 도장을 누르면 다시는 내가 나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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