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기]

대전 시립 미술관 [반 고흐전] 관람 후기

민들레 씨앗 2025. 6. 8. 13:04

모처럼의 연휴가 있어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고흐전을 하고 있다길래 가보기로 했다.

전시회가 3.25-6.22. 까지라서, 6월이면 거의 끝날 무렵이라 한산할거라는 내 기대와 달리,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미술관은 모름지기 한산한 공간감이 생명인데.. ;

 

사실 내가 미술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조용함, 공간감, 한적함. 깔끔함. 이 좋아서인데,

.... 고흐의 작품을 보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인가ㅠ

 

 

대전시립미술관 매표소
입장료는 성인 22000원인데, 교사는 5000원 할인을 해준다. 그래서 공무원증을 챙겨갔었다.^^
학생을 인솔하지 않아도 공무원증(교사 찍힌거) 보여주면 5000원 할인을 해주었다. 그래서 17000원으로 입장
실내에서는 촬영이 안되기에 입구에서 사람들이 엄청 인증샷을 찍는다.^^

 

나도 입구에서 인증샷.^^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려면 '큐피커' 앱을 설치하고, 오디오 가이드를 3000원에 구매해야 한다. 5000원 할인도 받았으니 오디오 가이드를 구매했다.



이런거 당첨안되겠지만, 그래도 경품 응모도 해두고.
잘 보고 나왔습니다...^^ 실내에서 촬영이 안되어서;
기념품 샵에서 자석을 샀다.
엽서도 사고,
뱅크시 사진전도 있었는데, 고흐전을 보는데... 4시간 걸려서;; 체력 방전.
그리고 대전의명물이라는 성심당에 갔는데... 줄이 어마어마 했다.
40분 정도 줄을 서고나서야 입장을 했다. 선생님들이 추천해준 '순수롤' 케익이 진짜 맛있었다.

 

 

 

 

고흐전을 보고서 든 생각은

 

1. 진품일까? 

 

사실 유명 미술관도 진품은 숨겨두고, 똑같이 복제한 작품을 전시한다고 들어서,,

이번 작품들도 원본과 똑같이 복제한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 물어볼 곳은 없었지만.

(왜냐하면 수채화 작품이 너무 색이 선명해서..^^)

그렇더라 하더라도 엄청난 기술로 원본과 똑같이 만든 작품이겠거니, 하며 원본을 본다 생각하고 봤다.

 

(설명에는 네덜란드 오털루의 크뢸러 뮐러 미술관과 협력하여 미술관이 소장한 원화 중76점을 가져온것이라고 한다.)

  

 

2. 유화는 입체작품이다.

 

라는 생각을 나는 가지고 있다.

유화의 그 물감 가득한 붓터치가 너무 좋다. 

프린트된 종이나 화면, 책으로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림 특유의 그 질감을 나는 좋아한다. 

고흐가 이 붓터치를 하나하나 했겠거나 생각하며 150년 전의 고흐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3. 이번 고흐전에서, 가장 놀란 작품은 <씨 뿌리는 사람> 인데, 

이 태양의 색채와 물감의 색은 놀라울 정도로 강렬했다.

 

<씨 뿌리는 사람> 고흐 (출처: 빈센트 반고흐 예술협회 https://vangogh.or.kr/)

 

그리고, 얼마나 많은 색을 다양하게썼는지,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같은 보색들을 신기하게도 참 어우러지게 썼구나 생각했다. 위의 작품은 원본과 프린트된 사진과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작품이었기에 기억에 남는다. 

 

4. 고흐의 자화상

 

<자화상> 고흐 (출처: 빈센트 반고흐 예술협회 https://vangogh.or.kr/)

  이 자화상을 보면서, 나는 고흐가 입을 벌리고 있는지 다물고 있는 것인지가 가장 궁금했다;; 입을 벌리고 있다면 무언가를 말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서. 고흐는 자화상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자화상에서조차 인상을 쓰고 있는그의 얼굴.

 

5. 나의 감상. 

 

사실, 초기의 작품들을 보면 고흐가 그린 인물화는 대게 다 어둡고, 우울했다. 신학을 했다고 하고 신앙심이 깊었다고 하는데, 왜 그런 모습들을 그렸을까.

 

<교회에서> 고흐 (출처: 빈센트 반고흐 예술협회 https://vangogh.or.kr/)

 

 

그의 <교회에서>라는 작품을 보면 사람들은 졸고 있거나 힘들어보인다. 그리고 아무도 기뻐하는 얼굴이 없다. 고흐는 신앙심이 깊다고 했는데, 왜 이런 작품을 그렸을까.  ..

 

나는 고흐가 혹시 하나님께 '화'가 났나... 생각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하나님을 믿는데, 왜 사람들은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인가요? 하고 .. 그림을 통해 하나님께 불평하는건 아닐까 했다. 

 

고흐는 27살의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해37살에 죽을때까지약 10년의 화가 생활을 했다.  목사가 되지 않고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설교를 하는 것보다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하려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는 사실 고흐가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화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언젠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알아봐줄 것이라는 확신을가지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생전에 팔린 그림은 단 한 점뿐;)  

 

 

아무튼, 

 

초기 작품은 어둡고 우울하다. 이 때는 하나님께 대한 불평? 원망? 의 시기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파리에서 새로운 화풍을 받아들이고 색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는 파리에서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아를시기에서는 가장 뜨거운 색채를 사용한다. 그리고 씨뿌리는 사람 작품도 아주 밝아졌다. 사실 나는 위의 <씨 뿌리는 사람> 그림에서 밭이 마치 해골..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죽어 있는 영혼들에게 무언가 말씀의 씨앗을 뿌리면 뒤의 태양처럼 강한 하나님의 존재에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작품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가 하나님과 다시 화해(?)하고 그림이 밝아졌는지 모르겠다. 

 

 

6. 자신의 귀는.. 왜 자른 것인가.

 

자꾸만 소리가 들렸기 때문일까? 환청이 들렸을까? 

자신의 귀를 잘라 한 술집 여인에게 보냈다고 한다. 잘 간직해 달라고.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것일까. 그녀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던 것일까.  

어쩌면 그가 귀를 잘랐기에 그의 작품이 유명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림은 그림 자체의 예술성만이 아니라 뒤에 감춰진 화가의 스토리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도 하니까.  

 

7. 문득

 

클림트의 그림 <키스>를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흐의 그림은 실물과 프린트물이 너무나 다르기에, 금박을 입힌 클림트의 그림 원작이 정말 다른 느낌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트리아 빈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ㅋ

 

 

8. 전시관

 

대전시립미술관의 고흐전은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보통의 전시회를 보러갈 때의 한적한 공간감은 느낄 수 없다. 

사람도 너무 많았고, ㅠ그래서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혀가며 관람해야 했다.

그림도 ,,고흐의 유명작품은은 거의 없었다.

마음에 드는 작품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ㅠ

 

하지만, 네덜란드까지 가지 않고 국내에서 고흐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는 않으니까

아쉬운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가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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