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렇게 '하얀 색'을 우울하게 만들수도 있나. 싶은 책. ;
나에게 흰색이란,
아름다움이다.
하나씩 소리 없이 내리는 눈.
뽀얗게 모든 것을 덮은 쌓인 눈.
호텔의 깨끗한 침대와 바스락거리는 이불.
데이지의 흰색 꽃잎.
투명한듯 별처럼 피어나는 흰색 철쭉
봄의 목련.
깨끗함의 대명사 백합.
새하얀 화선지의 여백.
내가 너무 좋아하는 흰 우유.
하얗고 부드러운 라떼의 우유 거품.
드레스업되는 흰색 셔츠.
이런 white 를
처음부터 참으로 우울하게 만들어 버리는 책이었다.
한강님은 흰색을 '이별'과 '죽음'으로 연결지었다.
소설이라고 해서 어떤 거대한 플롯이 있지는 않았다.
죽음에 대한 기억을 흰색과 연결지었다.
마치 '살풀이 춤'(?)을 보는 듯한 책이었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연상되는 흰색들이 좋은데,
한강님은 왜 흰색을 이렇게 죽음과 연결지어야만 했을까.
왜, 이 책을 읽은 사람에게 흰색을 죽음과 연결짓게 만들어 버리는 걸까.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움이
누군가에게는 슬픔의 빛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일까.
게다가
보통은 검정을 죽음과 연결짓는 것이 대부분일텐데,
흰색을 죽음과 연결지은 것은 낯설다.
또
보통의 죽음은 어른에 해당되는것일텐데
태어난지 두 시간만에 죽은 아기의 죽음또한 낯설다.
낯섦의 연결들.
하지만 아기와 흰색은 또 어울린다.
낯섦의 연결들은 또 비슷한 하나의 연결점을 만들어 낸다.
장르또한 낯설다.
시 같기도
에세이같기도 한 소설이다.
그것이 마치 태어나 두 시간만에 생을마감한 아기를 기리며,
언어를 더 절제한 듯한 인상마저 든다.
또 한가지의 낯섦.
그리고 또다시 연결되는 그 무언가.
살면서
우리에게 낯설어 보이는 그것들이
사실은 다 이유가 있고, 연결되어 있다. ... 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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