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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리뷰.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본문

[매일 독서 리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리뷰.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민들레 씨앗 2024. 10. 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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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폿. 브라운커피에서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남은 부분을 다 읽고 리뷰 작성을 했어요.


 

스네기료프가 알료샤에게 설명했다. 

"어느날 저녁, 그 애 곁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그 애가 말했어요. '아빠, 내 무덤에 흙을 뿌릴 때 빵 껍질도 함께 뿌려줘. 그러면 참새들이 날아올 거야. 나는 새소리를 듣고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즐거워할 거야' 라고요." 

 
 
 
 
아주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는데는 꽤 오래 걸렸다. 
그 이유는. 
러시아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인물들의 이름이다.;;;
러시아 이름은 원래도 긴데다가, 다르게 불러이지기도 해서 한 인물을 가리키는 이름이 두개씩 나온다.
그래서 읽다보면, 이 사람이 누구였더라? 하면서 점점 스토리가 머릿속에 흐려진다.;(나만 그런거 아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을때 계속 앞으로 찾아가면서 이 사람은 누구더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이 인물 설명을 펼쳐두고 읽어야 이해가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밀리의 서재에 있는 이 책이 완역본이 아닌점.
그래서 오히려 이해하는게 더 어려웠던것 같다.
이왕 읽을거 완역본이었으면... 했다. 
 


 
 
1.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인물들. (읽을 때 펼쳐두고 읽어야 함)  (파란색이 주요인물)
 
<표도르가 사람들>
아버지-표도르 파블로비치, 나중에 살해됨. 
첫째아들-미챠(드미트리 표도로비치)-카테리나와 약혼했지만, 그루셴카를 사랑하게 되었음. 그루셴카를 아버지도 사랑해서 아버지와 연적이 되었음
둘째아들-이반 표도로비치-첫째형 미챠의 약혼녀인 카테리나를 사랑함.
셋째아들-알료사(알렉세이 표도로비치)-수도사
 
<여자들>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미챠와 약혼했음. 하지만 이반을 사랑하기도...? 
그루셴카(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아버지와 첫째아들 미챠 둘의 사랑을 모두 받고 있음. 
호흘라코바 부인-리자 엄마 
리자-호흘라코바 부인의 딸, 장애인, 휠체어를 타고 다님 , 셋째아들 알료사와 서로 사랑함. 
아가피야- 카테리나의 언니
 
<하인들>
스메르쟈코프-하인, 아버지의 서자로 추정되는 인물. 
그리고리-하인
마르파-하인
마리야 콘드라치예브나. (스메르쟈코프와 밀회하는 아가씨)
 
<수도원 사람들>
조시마 장로-셋째아들 알료사가 모시는 나이많은 수도사. 스승님. 장로.
라키틴-알료샤의 동료 수사, 신학생. 
 
<일류샤네 가족들과 주변인물>
스네기료프(니콜라이 일리치 스네기료프)-칼므이코바라는 여자의 집에 사는 대위-미챠가 싸운 사람, 가난함
일류샤-스네기료프 대위의 아들, 알료사의 손가락을 깨묾
니콜라이 크라소트킨(콜랴)-일류사 맞선 무리의 우두머리 
스무로프-콜랴보다 2학년 아래.
 
<기타 사람들>
모로조브-과부, 그루셴카가 살고 있는 건물 집 주인 
삼소노프(쿠지마 삼소노프)-어릴때 남자에게 버림받은 그루센카를 도와준 노인
칼가노프- 미우소프의 친척. 젊음
막시모프-노인
뚱뚱한 폴란드 남자.5년전 그루센카랑 결혼하기로해놓고 버린?, 그래서 그루센카가 복수하려고 돈도 모으고
 
<경찰청, 법원 사람들>
경찰서장- 미하일 마카로비치
신참 예심판사-나콜라이 파르페노비치
지서장- 마브리키예비치
검사-이폴리트 키릴로비치 
미챠의 변호사- 페츄코비치
 


 
인물 정리를 마치고, 책 리뷰를 시작해본다. 
 
 
1. 쉬운 책은 아니었다. 이름 문제를 제외하고서도, 탐정소설처럼 읽으면서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가벼운 소설이 아니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담은,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고도 깊었다.
 
2. 하지만 가장 먼저는, 나는 이 책의 주제를 '아버지들의 사랑의 중요성'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도 어린시절의 아버지의 사랑 말이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 좋은 기억, 특히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에 대한 기억보다 고결하며 더 강렬하고 더 유익하며 더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어린 시절의 아름답고 성스러운 추억을 간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모든 교육 중에서도 으뜸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런 기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구원받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의 마음속에 단 하나라도 훌륭한 추억이 남아 있다면, 언젠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셋째아들인 알료샤가 한 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구성은, 아버지가 살해되었는데 유력한 용의자가 아들이라는 점이다.
정말 놀랄일이다. 친부살인이라니. 그런데, 그것이 의심될만한 정황이 많았다. 
얼마나,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가 안좋았으면, 아들이 용의자로 유력한 상황이 되었을까. 
 
아버지 표도르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여성편력이 심했다.
첫째아들과
둘째,셋째아들의 어머니가 다르고,
 
아이들을 기르는데 무관심하며, 멀리 친척집으로 보내서 기르게 했다.
 
세 아들 모두, 아버지와의 행복했던 아름다운 추억이 부재했다. 
 
첫째는 방탕하게 삶을 살고 있었고,
둘째는 아주 똑똑한 지식인으로 살았으나 정신분열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요절할 위기에 처했으며
셋째는 수도사가 되었다. 
 
아버지가 어린시절의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었다면,
이들의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스메르자코프 역시(어쩌면 아버지의 혼외자식?)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3. '신은 존재하는가?'  의문을 가지게 된 원인
 
이반(둘째)과 알료샤(셋째)의 대화에 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신은 존재하는가? 이반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나는, 아니 나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는 삼차원적인 사유만 할 수 있을 뿐이야. 특히 나는 삼차원적인 인간이고 지상적인 인간이야. 그래서 이 세상 밖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음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출발하는 거야. 신은 존재하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삼차원적인 개념만 갖도록 창조된 인간의 머리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야. 그건 증명할 수도 없어. 내 결론은 이거야. 나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인정할 수 없어. 신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야. 신이 창조한 세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야. 그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알료샤, 이게 내 본질이야. 우리가 농담처럼 얘기를 시작했지만 정말 진지하게 내 모습을 고백하게 된 거지."  (이반)

 
이반이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순결해. 알료샤, 너도 아이들을 좋아하지? 난 네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아이들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거야. 

물론 아이들도 무척 고통받고 있어. 아이들은 아버지들 때문에, 선악과를 먹은 아버지들 때문에 벌을 받고 있는 거야. 아이들처럼 죄 없는 존재가 왜고통을 받아야 하는 거지? 알료샤, 나도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단다. ..
일곱살이 될 때까지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모습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아. 전혀 다른 본성을 지닌 존재 같아. 

 
 
아이들의 고통에 대해서, 처절하게 변호하는 이반은, 아마도 그의 어린시절 고통에 대해 둘러 이야기하는것 같다. 아버지로 인해 받았을 고통. 보호받지 못한 어린시절의 고통.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신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아버지 같은 사람이 저렇게 멀쩡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거지? 어째서 아버지는 벌을 받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역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신에 대한 불신을 가져온 배경이되었는지 모른다. 
 
4. 일류샤(일곱살 어린아이) 이야기는 왜 나온것인가? 
 
읽다가 도대체 일류샤 이야기는 왜 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했다.
일류샤는 알류샤(셋째)의 손가락을 깨문아이이다.
그의 아버지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인것이다. 
아주 가난한 집안의 아이이다.
 
이 이야기가 책을 다 읽은 이후에야 이해가 되었는데,
그것은, 
표도르가와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부유한 아버지 표도르.
아주 가난한 아버지 스네기료프. (그 아들이 일류샤)
 
표도르의 아들들은 아버지를 증오하며, 심지어 아버지를 죽였다는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이지만,
스네기표르의 아들 일류샤는 아버지를 모욕했다는 것때문에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 일곱살임에도. 
 
도스토예프스키는 두 가정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것 같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증오해서 죽이고 싶은 아버지, 아버지가 벌을 받지 않는 세상을 보며 신을 믿지 못하게 된 아들.
 
반면,
사랑하는 가족, 아버지를 위해서 내가 몸을 던져서라도 앙갚음을 해주려는 아들. 
 
그 차이를 만들어준 것은 '돈'이 아니었다. 
 
 
(이후에는 책 결말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5. 검사가 말하는 러시아의 현실은?    
 

검사의 논고는 서론이 길었다. 그는 사건으로 직접 뛰어들기 전에 러시아의 현실에 대해 나름의 깊이 있는 진단을 내렸다. 그런 뒤 카라마조프 집안을 전형적인 현대 러시아 인텔리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도르를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 중의 하나라고 말한 후 이어서 그의 세 아들에 대해서도 흡사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인 논문에 비견할 만한 완벽한 분석을 했다. 
...

기나긴 논고를 마친 후 그는 배심원석을 향해 몸을 돌렸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러시아를 대표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내리는 판결은 단지 이 법정에서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닙니다."

 
검사는 왜, 미챠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며 배심원들에게 호소하고 있는가?
자기 나름대로 사건을 해석해서 사실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검사. 
 
그리고 
부인들은 왜 미챠의 무죄 선고를 바라고 있었는가?
미챠의 변호사 페츄코비치는 미챠를 위해 변호하지만, 그의 마음은 미챠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서 배심원들에게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그렇게 만든 게 누구입니까? 선량하고 고결한 마음을 타고 난 사람,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을 마구 함부로 키워 그 속에 짐승을 몰아넣은 것은 과연 누구입니까? 어린 시절 조금이라도 그를 사랑해주고 보호해준 사람이 있습니까? 그에게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향수가 있었다면 그는 아버지를 사랑하며 안아주었을지도 모릅니다." (변호사 페츄코비치)

 
 
하지만, 러시아는. 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것이 바로 러시아의 현실이다. 
 
이것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어떤 러시아의 현실을 말하고 싶었을까? 
 
지식인의 대표인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틀린 결론을 내렸다.
그것을 지켜보던 많은 부인들(아주머니들)만이 옳은 판단을 가지고 있다. 증명할 수 없지만,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미챠는 결백하다.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상황들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결국 유죄를 선고 받는다.
 
러시아의 엘리트층을 꼬집어 비판하는 것은 아닐까?
모든 증거를 가지고 분석한다고 하지만, 틀린 결론이다. 지식층이 틀렸을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러시아의 운명이 이상하게 흘러가버릴 수 있다는 것.
증명할 수 없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옳은 길이 있는 것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가슴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6. 삶을 사랑하라. 
 
둘째 이반과, 셋째 알료샤의 대화이다. 


"나는 그 무엇보다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보거든."
"삶의 의미보다는 삶을 사랑해야 한다?"
"맞아! 형 말대로,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논리 없이도 삶을 사랑하는 거야. 그 의미는 그 다음에 관심을 두어도 돼. 나는 오래전부터 그렇게 생각해왔어. 형은 이제 삶을 사랑하니까 절반은 이룬거야. 이제 나머지 절반만 이루려고 애를 쓰면 돼. 그러면 형은 구원받을 거야."

 
 
그러니까, 논리로 따져보고 생각하기전에, 삶을 사랑하라고, 삶의 의미를 굳이 찾으려고 논리적으로 이해해보려고 하지말고, 그저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7. 끝으로. 
 
다시 한번 알료샤의 이야기를 읽어본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 좋은 기억, 특히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에 대한 기억보다 고결하며 더 강렬하고 더 유익하며 더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어린 시절의 아름답고 성스러운 추억을 간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모든 교육 중에서도 으뜸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런 기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구원받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의 마음속에 단 하나라도 훌륭한 추억이 남아 있다면, 언젠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어떤 삶을 사는가는,
어쩌면, 일곱살 이전에 겪었던 행복한 기억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부유한 환경이 아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정서적 지지를 받은 경험.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들. 
 
그것을 주었다면, 부모로서 가장 귀한 것을 준 것이다. 
 
라고 도스토예프스키는 말하는것 같다. 
 
 

에필로그.

 

1. 드디어 다른 책을 읽을수 있겠다!!! 읽고 싶은 책들 너무 많음.

2. 이기적유전자는.. 10월의 목표책이었는데, 다 읽지 못할것 같다. 11월까지로 바꾸어야겠다.

캄폿 여행에 와서는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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