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에 깨서 블로그를 쓰고
나간 시간이 6시쯤.
일출이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침 풍경을 보기 위해 알베르티나 미술관쪽으로 갔다.
아침 일찍 본 비엔나는 뭐랄까.
화장안한 쌩얼을 본 느낌이었다.
첫만남에 한껏 꾸민 모습으로 만났던 어제의 비엔나에
난 첫눈에 반해버렸지만,
오늘 아침 일찍 만난 비엔나는,
노숙자도 보이고, 거리에 냄새도 났다.
건물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햇빛이 없는 건물들은 조금 어두워보였다.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햇빛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낌.
한적하고 사람이 없어 사진 찍기에는 좋았지만
왠지 거리나 공원에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있어야
비엔나의 참 매력이 완성되는것 같다.

알베르티나를가려면 호프부르크 왕궁을 지나야해서,
왕궁을 다시 왔다.
햇살이 무척이나 강렬하다.

스프링쿨러가 작동중이어서 이를 피해서 어떻게 걸어가나 망설이고 있는 내게 지나가는 현지인이 뭐라고 말을 했는데, 독일어(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사용한다.)를 전혀 모르는 나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내가 못알아 듣자 마지막으로 You are beautiful 이라고 말하며 갔다. 괜히 기분 좋아졌음.^^ 말 한마디가 사람을 이렇게 기분좋게 한다. 이런말은 서로 자주해주면 어떨까.^^


사람이 가득했던 어제의 모습과는 또다른 호프부르크 왕궁앞 광장

사진을 찍기에는 좋았지만, 사람들이 가득해야 비엔나의 참 매력이 완성되는것 같다.


왕궁이 진짜 웅장하다.
(호프부르크 왕궁을 먼저 봐서인지, 나중에 벨베데레 궁전은 아주 작은 느낌이 들었다^^)

비포선라이즈처럼, 누군가 또 밤에 이곳에서 와인을 마셨나보다. ^^

알베르티나 박물관으로 간다.

다시 봐도 이 나무 모양이 너무 신기하다.

사람이 가득했던 어제와는 또다른 느낌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 좋은 시간.

여기도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 오늘은 다른 일정 있음.
아니, 비엔나 왜이렇게 볼게 많아요.. ^^

이제 벨베데레궁전으로간다. 9시 15분에 예약을 해두었는데 6시에 나온나는 아침에 시간 여유가 많았다.^^

트램 타러 가는 길.
비엔나 거리는 이렇게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표시되어 있는데,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가 진짜 빠르게 달린다.
잘 보고 걸어야 한다.

드디어 벨베데레 궁전으로왔다.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곳.

두근두근하며 들어갔는데...

'이게 뭐야. 수리중? ... 런던에 갔을때도 빅벤이랑 국회의사당이 수리중이었는데....' 하며 좀 좌절했다 ㅠㅠ

정말 수리중이라고....ㅠㅠ 믿고싶지 않아요..

앞에 보이는 정원호수도 이게 다인가요... 하는 생각을 했다. ;;
그런데 이것은 뒷편이었고.
다행히 앞쪽 정원으로 가는 길 발견.


다행히 앞쪽은 수리중이 아니었고
원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원도 보였고.

그런데 베르사유를 보고 지었다는 이 정원은
생각보다 식물들의 크기가 작아서 나는 조금 실망.
물론 높은 곳에서 보면 대칭이 아름답겠지만,
어제 호프부르크 왕궁앞의 울창한 나무숲 정원을 보았기 때문인지, 나는 이 정원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높은곳에서 내려다 볼때는 오가는 사람들을 다 볼 수 있고 시야가 트여서 권위를 나타내기는 좋겠지만, ...
중간에 울창한 나무 한그루 없는 정원이라니요...

*벨베데레 궁전(나무위키, 위키백과등 참고하여 정리함)
(독일어: Schloss Belvedere)
1. 1700년대에 지어졌고 원래 오이겐(외젠) 공의 저택이었음.
2. 오이겐 공이 죽은 후 1752년 마리아 테레지아가 매입하여 '벨베데레'라고 이름 붙이고, 이후 황실 회화 전시장으로 쓰임
(벨베데레는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경치를 뜻함)
3.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박물관으로 전환됨. 2차 대전중 많은 피해를 입어 복구함.

비엔나 여행을 계획(?)하면서 유일하게 미리 끊어놓은 입장권이 벨베데레 입장권이었다.
클룩보다 아고다가 조금더 가격이 좋아서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했고, 메일로 바우처를 받아서 입장할때 보여주었다.
벨베데레는 입장 시간을 지정해서 예약을 해야하는데, 9시부터 15분 간격으로 입장 시간을 정한다.
나는 9시15분으로 예약을 해두었다. 그래서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정원에 앉아서 간식도 먹고 사진정리도 하며 기다렸다.
9시에 문이 열려서 사람들이 줄서 있길래 나도 서서 들어갔는데 9시 5분이어도 나는 입장이 안되었다. 15분 될때까지 대기해야했다^^


드디어 왔어요. 클림트의 키스 보러. 벨베데레 궁전에.^^

지도를 보면, 클림트의 키스가 어디있는지는 따로 표시되어 있다.
나는 바로 직진해서 키스 보러 감.

드디어 봤다. 사실 이거 보러 비엔나 온거임.
옆에 가이드가 하는 말 살짝 들렸는데, 4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그림이라고.
훨씬 더 가치가 있을거 같다.
나같은 사람도 이 그림을 보기 위해 큰 돈을 들여 이곳에 왔는데,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그림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을까.
사실 벨베데레는 클림트 키스의, 키스에 의한, 키스를 위한 곳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 작품의 흡입력이 굉장하다.
첫 느낌은 생각보다 그림이 엄청 거대하다.
가로 세로 2.5m씩은 될거 같다.
그리고 정말 황금을 써서 그림이 반짝이는데, 조명을 비추는 각도에서 보아야 반짝임이 나타난다.
그냥 정면에서 보면 반짝임이 잘 느껴지지 않음.
사진을 100장쯤 찍었는데^^
아무리해도 원화의 느낌이 사진에는 실리지가 않는다. ^^
그리고 끊임없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고, 사진에 찍히고 있다.

이 그림만 한 시간이 넘게보고 또보고 또보고 또봤다.
그래도 또 볼때마다 신비로웠다. 그리고 의미들이 궁금하기도했다.
많은 것들을 생각했는데,
몇 시간을 보고서 마지막에 느낀 것은,
이 사진을 볼때마다 클림트의 사랑을 고백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사랑하오.'
이 어투와 이 말이 꼭 어울리는 그림.
'사랑해요.' '사랑합니다.'가 아닌,
사랑하오. 라는 담담한 남자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그림이었다.
이것은,
여인이 자신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고백이 아니고,
처음하는 고백도 아니다.
자신의 마음이 그렇다는 것을 담담해 말해주는 듯한 고백이다.
여인은
'알고있어요.'
라고 마음으로 대답하는 것 같았다.
그림에서는 클림트가 여인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인의 표정은 그렇게 좋아하는것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처음에는 무표정해 보였다.
꿈을 꾸는것 같은 표정이기도 하다.
어쩌면 클림트는 자신의 키스를 통해 여인을 깨우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손에 눈길이 가장 많이 갔었다.
손이 참 예쁘고 고운것도 이유지만,
그녀의 손은 약간의 망설임과 주저함이 느껴졌다.
클림트의 목을 두른 오른손도, 손가락을 펴지 않고 살짝 구부린 것에서 오는 수줍은 망설임이 느껴졌고,
왼손은 클림트의 손을 감싼다기보다는 살짝 말리는 듯한 동작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절벽끝에 발을 간신히 걸치고 있다.
여차하면, 뛰어 내릴것 같은 끝에서.

그림을 보고 클림트와 에밀리의 이야기를 찾아보았었다.
클림트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많은 여성을 만났다고 한다.
죽은 후에 14건의 친자 확인 소송이 있을 정도.
그리고 그는 여성을 대상으로 관능적인 그림도 많이 그렸다.
그런데,
클림트의 오랜 연인. 에밀리 플뢰게.
둘은 서로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결혼하지는 않았고 둘다 독신으로 살았다.
에밀리는 결혼하기전에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지 않았나 싶다.
클림트의 마음을 가졌지만, 유일하게 클림트가 갖지 못했던 여인.
키스 작품은 에밀리가 클림트를 떠났을때 그림이라고 한다.

옷의 무늬들과 황금빛은 어떤 의미일까?
클림트의 옷은 화려한 금빛이고, 직사각형 무늬가 가득하다.
나는 클림트의 사랑이 '직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옷이 온통 황금인것은 그만큼 그녀에 대항 사랑으로 가득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에밀리의 옷은 온통 금색은 아니다. 중간중간 동그라미가 금색이다.
그녀의 마음은 알쏭달쏭한것 같기도.
하지만 그녀를 둘러 싸고있는 아우라?는 온통 금빛인데 그녀 옷처럼 둥근모양이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역시 가득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온전히 열지는 않은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 아래로 흘러내리는 삼각형의 금빛들.
그의 키스로 인해 그녀의 마음이 녹아내리는것 같다.
한편으로는
황금으로 가득한 그의 옷과 아우라가 마치 미라처럼느껴지기도 했는데,
그와 그녀의 피부에는 금빛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와 그녀는 죽어 육체는 없어질지라도
그와 그녀를 감싼 금이 그대로 남아 이 모습이 영원히 간직되게하려는 그의 의도는 아닐까.
그가 죽어서도 영원히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은 그녀였는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유디트는 보지 못했다. 이것은 하궁으로 옮겼다고 한다. 클림트 키스는 상궁에 있음.
그런데, 클림트의 키스도 키스지만, 나는 다른 클림트의 작품에도 반해버렸다.

정말 환상적인 클림트의 작품들이 있던 방.
클림트는 정말 색채의 마술사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색채를 정말 아름답게 썼다.
엄청난 디테일과, 정말 아름다운 색감을 사용했던 클림트.
아무리 가까이 찍어도 사진은, 원화의 느낌이 담기지 않는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다. 작은 판자집의 색채가 연한 핑크빛과 연한 하늘색이 공존하는데, 색감이 정말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집에 정말 꼭 걸고 싶은 그림. 1000억쯤 있어야 가능할까. ㅋ
나뭇잎 하나하나를 따로 그린것 같은 디테일도 좋았다.

역시나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다. 노란색의 색채가 너무 아름다웠고, 나뭇잎 하나하나 디테일이 정말 대단했다. 클림트는 정말 디테일에 강한 화가구나 생각했다. 금세공사 아버지의 영향인지, 아주 작은 부분도 정말 정성스럽게 그렸다.

이 그림에서도 느꼈는데, 클림트는 오히려 멀리 있는 것에 더 디테일 적으로 신경을 썼다. 손에 잡히지 않는 멀리 있는 것들에 대한 그의 시선. 어쩌면 에밀리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쉽게 잡히는 가까이 있는것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그의 시선이 머무는 것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던것은 아닐까.




보통 그림에서는 멀리 있는 것은 연하고 흐릿하게 그리는 것이 보통인데,
클림트의 그림에서는 가장 멀리 있는 것에 그의 시선이 머문듯, 가장 멀리 있는 대상을 가장 아름답고, 자세하게, 정성을 쏟아 그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것이 에밀리를 사랑한 그의 마음같이 느껴졌다.
나중에 그의 사후에 미완성의 그림을 보면,
그는 수많은 여인에 둘러 싸여 있지만, 그의 시선은 곁의 파란색으로 미완성한 여인에게 머물러 있다.
그의 시선은. 아니, 그의 마음은 늘 잡을 수 없는 에밀리를 향해 있었던것은 아닐까.


그리고 눈에 들어온 모네의 그림.
클림트의 황홀한 그림들을 보고
옆방에 앉아서 쉬면서 우연히 눈길이 간 그림에,
저 그림 되게 모네그림같이 보이네? 했는데 진짜 모네 그림이었음^^

이것도 모네의 작품이다.
모네의 작품을 보면서 든 생각은,
정말이지 모네는 신비한 그림을 그렸구나.
모네의 그림은 가까이서 보면 대상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멀리서 보아야 대상이 선명히 보이는 그림이다.
마치매직아이처럼.
가까이에서 보면 대상의 선들이 흐릿하고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것들이
멀리서보았을때 오히려 햇빛에 비쳐 빛나서 선명해지는 그림이 된다.
나는 이번 그림들을 보면서
'거리의 역설'을 느꼈던것 같다.
때로는 너무 가까이 있는것보다
멀리 있는 것이 더 잘 보일 때가 있다.

메인홀이었나. 이렇게 아름다운 홀이 있다.


역시나 정원은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때 대칭을 이루며 그 아름다움을 나타내었다.

나폴레옹 그림도 유명해서 한번 보러 갔다.
프랑스와는,, 경쟁국 아니었나. ㅋ나폴레옹 그림을 왜 두었나 싶었다.^^ ㅋㅋㅋ
근데 그러고보니, 이 그림에서 나폴레옹이 다리가 좀 짧아보였다. 보통 초상화에는 조금더 멋지게 그리지 않는가?
돌려까기인가? ^^


고흐 그림도 한 점 있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고흐는 정말 물감을 그림에 짜서 그린듯 사용한 물감 양이 엄청나다.
마치 물감이 흐르는 듯한느낌과, 구불구불한 그만의 터치.
이번 전시를 보며 느낀것은
고흐, 모네, 클림트, 에곤 쉴레.
유명한 작가들은 그만의 독특한 화법을 만들어낸 사람들이었다.
뛰어난 묘사력이 있는 그림들도 많았는데,, 그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그림체를 완성한 예술가들.
기존의 방법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만 했던 사람들은,
이름없이 사라졌다.
자신만의 방법.
자신만의 표현.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끊임없이 도전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

예쁜 방들도 많다. 그런데 슬슬...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또다시 감기기운이 있다.
해외여행 갈때마다 .. 감기로 고생해서 이번에 엄청 조심한다고 했는데, 또다시 머리가 어지럽다.. 안돼...ㅠㅠ
일찍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오늘도 야경은 못보겠다.


기념품 샾에서 엽서와 자석을 샀다.
나는 액자 장식이 된 작은 그릠 자석을 사고 싶었는데, 액자틀이 갖춰진 자석은 없었다... 아쉽.
미술관에 가면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을 자석이나 엽서로 사오곤 한다.

미술관을 나왔다. 거리의 꽃집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오늘은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다. 방향을 잘못타서 급히 다시 갈아탄;
나는 지하철보다는 트램이나 버스가 좋다.
아무리 빨라도 풍경이 보이지 않는 어둑한 지하보다
조금은 돌아가더라도 맑은 하늘과 햇빛들, 거리의 풍경들을 보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머리가 너무 아파서, 빨리 호텔로 돌아가서 쉬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다.
-
오늘도 새벽 1시에 깼다.
머리는 여전히 깨질듯이 아프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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